지역마다 현안들이 쌓여있고 하실 말씀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저에게 발언의 기회를 주신 존경하는 송한준 의장님을 비롯해서 선배ㆍ동료 의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지난 민선6기 경기도 연정 당시 288개 연정 정책합의문 가운데 독특한 정책이 하나 담겨 있었습니다. 연정합의문 제70조3항에 “DMZ를 체계적으로 보존ㆍ관리하고 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경기도가 중앙정부 및 강원도와 함께 DMZ청 설치를 추진한다.”는 조항입니다. 당시 남북관계의 경색과 극단적인 군사적 대치 상황으로 인해 이 제안은 사실상 사문화된 조항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평화적 남북관계가 복원되고 종전선언이 임박하면서 이 조항을 다시 불러내 한 번 더 DMZ청 설립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과 함께 탄생한 DMZ는 전쟁과 냉전, 폭력과 단절을 상징하는 역설의 공간입니다. 명칭은 비무장지대지만 이곳엔 수백만 개의 지뢰와 엄청난 중화기들이 배치되어 있고 한반도 허리 250㎞를 동서로 가르는 철조망이 남북을 끊어놓았습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곳 907㎢의 폐쇄된 군사지대는 수많은 희귀 동식물들이 살아가는 생태계의 보고가 되었고 역사ㆍ문화 공간으로 새롭게 조명 받으며 세계적인 이색 관광지로도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상상 이상의 가치를 지닌 DMZ는 그동안 선거시기마다 각종 개발환상의 단골메뉴로 올랐습니다. 말뿐이었지만 이명박 정부는 접경지역 발전 종합계획이란 이름으로 접경지역 15개 시군의 규제를 풀어 개발을 도모했고 문재인 대통령님 또한 DMZ 환경ㆍ관광벨트 공약을 내세웠습니다. 지난 4ㆍ27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 두 정상은 비무장지대를 실질적인 평화지대로 만들어 나가기로 합의했습니다. 이제 이 특별한 공간의 가치를 보존하고 DMZ가 한국을 넘어 세계적인 자산이 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준비해야 합니다. 지구상에서 단 한 곳뿐인 DMZ를 난개발로부터 지켜야 합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DMZ 지역을 방문한 전체 관광객 중 외국인의 비중이 62%에 달한다고 합니다. 또한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인기를 얻은 이후 중화권과 동남아 관광객들에게 촬영지인 캠프 그리브스와 DMZ 일원에 대한 관심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DMZ는 경기도의 관광산업, 나아가 북부지역의 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엄청난 자산임에 틀림없습니다. 따라서 DMZ가 갖는 세계평화의 상징성과 생태관광의 가치를 극대화하여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등재하는 것은 물론 지질공원, 세계복합유산 등 세계의 생태ㆍ역사ㆍ문화자산으로 보존하기 위한 국제적인 노력이 절실합니다. DMZ를 역사와 평화, 인문의 공간을 주제로 한 체류형 국제 관광거점으로 육성해야 합니다.
경기연구원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DMZ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중앙과 지방정부가 협력하는 통합적 거버넌스 체계가 중요하고 가칭 DMZ관리청과 같은 전담조직이 필요하다고 내다봤습니다. 따라서 DMZ를 국제적인 자산으로 보존 및 관리ㆍ이용하기 위해서는 경기도와 강원도, 중앙정부가 공동으로 DMZ를 총괄 관리하는 컨트롤타워의 위상을 갖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일원화된 기구인 DMZ청 설립을 다시 한 번 제안합니다. 여기에 북한까지 참여하면 국제DMZ청의 위상을 갖게 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기도 조직개편안에 담긴 DMZ정책과로는 부족합니다. 담당 업무도 정책을 넘어 자원조사와 관리ㆍ이용까지 포괄적으로 재설정하고 본부 또는 기획단 형태로 특화ㆍ확대해야 합니다. 본 제안에 대해 도지사의 적극적인 도정 반영을 촉구합니다.
끝까지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