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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드라곤에서 배우자

의원명 : 김보라 발언일 : 2016-05-18 회기 : 제310회 제4차 조회수 : 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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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5ㆍ18민주화운동 기념일입니다. 36년 전 신군부세력의 집권 음모를 규탄하고 민주주의 실현을 요구하던 국민이 국가권력에 의해 무참히 짓밟혔습니다. 그리고 5ㆍ18민주화운동은 이후 우리나라 민주화운동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임을 위한 행진곡”을 다 함께 부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희 경기도의회가 5ㆍ18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이어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함께 노력하길 바라며 5분발언을 시작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경기도민 여러분! 윤화섭 의장님과 동료 의원 여러분, 남경필 도지사와 이재정 교육감을 비롯한 공직자 여러분!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보라 의원입니다. 4ㆍ13총선이 끝난 후 부실기업 구조조정이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해운ㆍ조선업의 구조조정이 그 중심에 있습니다. 한국형 양적 완화, 공적자금의 투입, 부실기업의 재무 구조조정과 정리해고를 통한 인원 감축이 구조조정의 핵심으로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구조조정 과정에서 노동자의 권리는 어떻게 보호되고 해고 후 그들의 삶은 어떻게 보장되는지는 논의 안에서 찾아보기 힘듭니다.

세계적 기업들도 환경 변화에 따라 과감한 인력 감축의 구조조정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나라와는 다른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그들은 해고 회피를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고를 해야 할 경우 사측이 노조와 협의 및 합의를 하고 때로는 지역사회와 협의하는 과정을 수개월에서 1년 이상 거치는 장기적인 접근방법을 취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구조조정은 속전속결로, 그리고 일방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 방식에 노동자는 없습니다. 노동 감독기구나 노동자의 권익 보장을 위한 정부의 개입도 없습니다. 또한 해당 지역사회에 제공할 고용창출을 위한 투자도 제대로 논의되지 않습니다. 오로지 최단기간 내에 재무구조를 흑자로 돌리고 이를 위해 인력 감축을 통해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만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런 방식이 과연 우리나라 경제와 국민을 위한 최선의 구조조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동료 의원 여러분! 경기도는 구조조정을 통한 정리해고에 대한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해고노동자 중 28명이 죽어 우리 사회에 커다란 정리해고 트라우마를 남긴 2009년 쌍용자동차 사태입니다. 그리고 지난해 1월 이천 하이디스가 직장 폐쇄되면서 377명의 노동자들이 한순간에 길거리로 쫓겨났습니다. 이미 1명의 노동자가 죽었으며 1년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농성 중입니다.

남경필 지사님은 경기도에 7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일자리 70만 개 창출만이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일자리에도 질이 있습니다. 이제는 경기도민을 위해서는 어떤 일자리가 만들어져야 하는가, 그리고 불가피한 구조조정 시 노동자의 재취업과 새롭게 일자리 만들기에 대한 경기도의 분명한 생각이 있어야 합니다.

남경필 지사님께 제안합니다. 집행부와 의회, 시군과 노동자와 사업주가 함께 경기도의 노동비전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만들어진 비전을 실행에 옮길 노동정책전담 기구를 신설해야 됩니다.

얼마 전 저희 경제과학기술위원회에서는 대표적인 노동자협동조합 연합체인 몬드라곤을 방문했습니다. 몬드라곤은 스페인 바스크주 몬드라곤에 있는 104개의 협동조합이 만든 연합체로 스페인 기업 중 매출 9위, 고용인원 3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몬드라곤은 매출규모에 비해 고용인원이 많습니다. 그 이유는 몬드라곤의 목적이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몬드라곤을 만든 사람들은 비정규직이든 정규직이든 관리직이든 생산직이든 경력에 상관없이 모든 일하는 사람이 똑같은 급여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초기 20년 동안은 최저임금과 최고임금의 차이를 3배로 유지하였습니다. 그 이후 점차 확대되어 현재는 6배 차이가 납니다. 스페인 주식상장기업의 경우 최저임금과 최대임금차가 1 대 100인 것에 비하면 6배의 차이는 작은 편입니다. 그리고 몬드라곤의 최저임금은 스페인 최저임금의 약 2배입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몬드라곤에서는 최저임금을 받는 사람이 매우 적다는 사실입니다.

개별 협동조합이 어려움에 처해서 구조조정을 해야 되는 경우 다른 협동조합에서 고용을 승계하고 있습니다. 실제 2013년 10월 파고르협동조합이 문을 닫게 되었을 때 1,800명의 고용을 승계했습니다. 적당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150명에게는 몬드라곤에서 다른 일자리를 구할 때까지 월급을 주고 교육의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노동자 조합원 7만 4,000명이 함께 결정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존경하는 동료 의원 여러분! 그동안 노동문제는 “개별 기업과 노동자의 사적인 문제다. 최소한의 국가 개입도 중앙정부 사무다. 그래서 경기도는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고 생각되어졌습니다. 그러나 도민들의 삶과 가장 직결된 노동문제에 더 이상 경기도가 뒷짐 지고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그래서 경기도도 최근 들어 비정규직, 생활임금 같은 노동관련 정책들을 산발적으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경기도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사회적경제 기업을 지원하는 다양한 사업을 해오고 있습니다. 그 목적은 무엇보다도 도민들에게 안정된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서입니다. 이 목적에 맞는 중소기업, 소상공인, 사회적경제 정책과 더불어 노동정책이 필요합니다.

다시 한 번 제안드립니다. 집행부와 의회, 시군과 노동자와 사업주가 함께 만든 경기도의 노동 비젼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만들어진 비전을……

(발언제한시간 초과로 마이크 중단)


(발언제한시간 초과 이후 계속 발언한 부분)

실행에 옮길 노동정책전담 기구가 필요합니다. 이상 5분발언을 마치겠습니다. 끝까지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