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1,420만 경기도민 여러분,
김진경 의장님을 비롯한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김동연 도지사님과 임태희 교육감님,
그리고 관계 공직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고양시 덕양구 주교동, 흥도동, 성사1동, 성사2동을 지역구로 둔 교육행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변재석 의원입니다.
오늘 저는 고양시 덕양구의 중학교 배정 문제와 고등학교 통학 어려움,
그리고 이로 인한 교육 환경의 불균형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먼저, 중학교 배정은 지금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현재 덕양구에는 여러 중학교가 있지만, 대부분 하나의 큰 그룹으로 묶여 있고,
일부는 두 개 이상의 학군이 섞인 ‘공동학군’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배정 방식은 실제로 학생들이 사는 곳과는 맞지 않아 통학 거리가 길어지고,
버스나 지하철이 불편해지는 문제가 생기고 있습니다.
또, 선호도가 높은 학교에 학생이 몰리면서 일부 학교는 과밀학급, 일부는 학생이 적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배정이 불공정하다는 말도 많습니다.
좋은 학교에 가기 위해 주소지를 바꾸는 위장전입까지 발생하고 있고, 부모님들 사이에서도 갈등이 생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문제에 대해 도교육청은 “학군 조정은 어렵다”, “통학버스는 시청에서 해야 한다”는 말만 하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교육감님, 아이들이 안전하고 가까운 학교에 다닐 수 있게 하는 것,
그게 바로 교육청이 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일 아닙니까?
학군을 바꾸기 어렵다면, 통학 버스나 교통 지원이라도 해주어야 합니다.
이걸 지자체에 떠넘기는 건 옳지 않습니다.
그리고 저는 한 가지 묻고 싶습니다.
초등학교를 다니던 아이가 중학교에 가기 위해 이사를 고민해야 하는 현실, 이게 과연 정상입니까?
학군은 아이를 따라가야 합니다. 아이가 학군 때문에 집을 옮겨야 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이건 주거의 안정권, 즉 ‘살 권리’를 침해하는 일입니다.
이번 중학교 학군 조정 때, 도교육청은 주민 의견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의견을 받을 예정이라는 사실을 몰랐던 분들이 많았고, 실제 제출된 의견 중 대부분은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의견서에는 단순히 불만만 담긴 게 아니었습니다.
“우리 동네에서는 어떤 경로로 통학하는지”, “어떤 학교는 너무 멀다”, “공동학군을 없애달라”는 등,
아주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요청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결국에는 바뀐 게 거의 없었습니다. 이건 의견을 받은 척만 한 것이고,
주민 목소리를 무시한 것과 다름없습니다.
또 한 가지, 고등학교 배정도 중학교 못지않게 심각합니다.
1차 배정에서는 고양시 전체를 하나의 학교군으로 묶어 5개 고등학교를 지망하게 되어 있고,
2차 배정에서는 덕양구 학생이 덕양구 안의 고등학교 중 열두개교를 순위별로 선택해야 합니다.
하지만 덕양구 전체 고등학교 수는 열세개에 불과하며, 이 중 향동고등학교는 학군 내 학생만 100% 배정되는 구조입니다.
사실상 지망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열두개를 모두 선택해도 원하는 학교에 배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 배정 구조가 학생의 통학 가능성이나 생활권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덕양구 동쪽 끝 학생이 서쪽 끝 학교에 배정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두 지역 사이에는 직행 버스도, 지하철도 없습니다.
버스를 두세 번 갈아타야 하고, 공부하다가 집에 못 가 부모가 차로 데리러 가는 일도 생깁니다.
그 고생을, 누가 감당해야 합니까?
이것이 경기도 학생들이 겪는 ‘학교 선택의 자유’의 현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도교육청은 “정원이 넘치지 않으니 고등학교를 더 지을 필요는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교육은 단순히 자리가 있는지 없는지로만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집에서 멀지 않고, 다양한 교육과정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하며, 모든 학생이 비슷한 교육기회를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
2025년부터 2028년까지 계획된 학교 신설 현황을 보면 이런 문제는 더 분명해집니다.
고양시 덕양구는 중학교 2곳(삼송중, 장항중)만 새로 생기고, 고등학교는 한 곳도 없습니다.
반면에 화성시는 중학교 8곳, 고등학교 7곳이 새로 생기고, 용인시는 중학교 4곳, 고등학교 2곳이 생깁니다.
집은 먼저 들어서고, 학교는 나중에야 생기는 도시, 주민은 의견을 냈지만, 행정은 바꾸지 않는 구조,
아이들은 먼 거리를 오가며 고생하고, 부모는 이사를 고민하는 교육 행정,
이게 정말 수도권 대표 도시의 모습이어도 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경기도교육청은 지금이라도 중학교 학군을 생활권 중심으로 재조정하고,
고등학교 배정 방식을 통학 가능성을 반영한 구조로 바꾸며, 신도시에는 고등학교도 반드시 새로 지어야 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먼 길을 오가지 않도록 교통 지원도 병행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의견을 받았다면 반드시 반영해야 하고, 주민들이 느끼는 현실이 교육정책에 담겨야 합니다.
정책은 숫자가 아니라, 사람을 중심에 두어야 합니다.
아이와 부모가 믿을 수 있는 교육행정을 위해,
중장기 통학계획과 학군 재정비 로드맵을 만들어 주시기를 강력히 요청드립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