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오늘 고용창출 일변도로 흘러온 경기도 청년정책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청년일자리를 넘어 청년생태계 조성의 필요성을 설명드리고 정책 제안을 하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1998년 IMF 이후 사회적으로 심화되어 온 경제적 불평등이 점차 세대 간 불평등으로 전환되면서 청년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정부와 정당, 각 기업들이 약속했던 일자리를 합쳐보면 무려 6,000만 개가 넘습니다. 2010년 이후는 그 숫자를 통계내기조차 어려운 실정입니다. 공약대로 이행되었다면 현재 우리 사회는 일자리가 남아돌아야 함에도 현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88만 원 세대, 삼포 세대, 이생망, 흙수저 이러한 신조어가 만들어지며 많은 전문가들이 청년세대를 분석했지만 청년의 삶은 실질적으로 개선되지 못하였습니다.
최근 한 연구자료에 의하면 사회에 초기 진입하는 10명의 청년들 중 임금노동일자리는 6개뿐이 되지 않습니다. 4명의 청년들은 일을 하고 싶어도 일을 할 수 없는 구조적 한계에 놓여있는 것입니다. 국민적 분노를 담은 촛불혁명에는 최근 10년간 심화되어 온 청년문제에 대한 청년 당사자들의 분노가 담겨 있었습니다.
이미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어 사용종속성과 임금을 기반으로 한 전통적 노동구조는 급변하고 있고 노동유연화에 따른 기간제노동과 하청노동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새로운 형태의 플랫폼 노동과 비전형 노동도 등장했습니다. 이제는 전통적 고용관계 속의 근로자, Employee가 아닌 일하는 사람, Worker에 집중해야 합니다. 따라서 구조적 저성장기와 4차 산업혁명에 접어든 현실 속에서 일자리 몇 만 개 창출이라는 정치적 슬로건의 유혹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합니다.
그러나 정책결정자들은 여전히 양적인 청년일자리 정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기도가 시행하는 청년시리즈, 청년근로복지포인트와 중앙정부가 시행하는 근로장려금 확대, 취업성공패키지 같은 정책은 결국 임금노동자로 일할 수 있는 6명의 청년들에게만 주어지는 혜택인 것입니다. 나머지 4명에 대한 정책은 정부 차원에서나 경기도 차원에서나 전무한 실정입니다. 이제 청년일자리의 개수를 넘어 청년생태계의 안정성 문제로 새롭게 청년문제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전통적 고용시장 내의 임금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혹은 자발적으로 이를 선택하지 않은 청년들도 자신의 삶에서 불안의 무게를 줄이고 안정성의 무게를 늘려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선배ㆍ동료 의원 여러분! 55만 명이 넘는 프리랜서들이 처한 현실에 관심을 가져 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미숙련 청년 프리랜서들은 계약이라는 이름하에 장시간노동과 대금체불에 시달리면서도 아무런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정규직 진입에 실패하면서, 누군가는 영세자영업 이외에는 선택할 수 있는 길이 없어서 프리랜서로 내몰립니다. 또 제가 지역사회에서 그랬던 것처럼 누군가는 공동체운동이나 사회혁신활동 같은 가치 활동을 하고 싶어 자발적 프리랜서를 선택합니다. 그러나 강요된 것이든 자발적인 것이든 프리랜서는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 중심의 사회안전망 체계에서 무법상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이에 본 의원은 경기도가 선도적으로 이 문제에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기반으로 자유와 안정이라는 두 가지 가치를 사회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 합니다. 경기도 청년정책의 관점을 청년일자리의 개수에서 청년생태계의 조성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합니다.
고등교육의 이수와 성실한 노동이 미래를 보장했던 과거의 관념은 이미 해체되었습니다. 현실의 문제는 불공정의 문제입니다. 청년문제의 원인은 일자리의 절대적 부족과 열악한 환경에서 기인하기도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사회진출이나 미래의 진로 선택, 취업 등에서 사회가 청년들로 하여금 공정한 출발을 하지 못하게 하는 데 원인이 있습니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이미 구조적으로 임금일자리를 선택할 수 없는 4명의 청년들에게도 공정한 출발이 가능하도록 하는 정책이 있어야 할 때입니다. 임금근로자가 아닌 프리랜서에게 최소한의 공공재원을 투입하는 제도적 지원이 그 시작입니다.
본 의원은 이와 관련해 청년 프리랜서 지원 조례안 발의를 준비합니다. 경기도 청년 일자리의 질을 높이고 고용악화와 일자리 유형 변화에 따라 늘어나는 청년 프리랜서 문제에 선도적으로 대처하려는 것이 조례안의 목적입니다. 청년 프리랜서 조례 제정과 정책 실현은 다양해진 청년의 삶을 정책에 반영하여 건강한 청년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의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